정동은 몸의 반응을 동반한다.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인류는 오래전부터 그 수수께끼를 탐구해왔다. 마음이란 인간의 지식과 의식, 감정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종잡을 수 없는 것이 감정이다.
감정은 주관적이라서 과학적으로 조사하기 어려운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감정 중에서 무서운 생각이 들어서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지는 것처럼 몸의 반응으로 나타나는 것이 있다. 이처럼 몸의 반응을 동반하는 충동적인 감저을 정동이라고 한다.
정동은 인간과 동물에게 공통된다. 그래서 MRI 등의 영상 기술이 등장하기 이전의 뇌연구에서는 정동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동물 실험으로 알아보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정동은 감정에 앞선다.
19세기 말의 심리학자 제임스와 랑지는 인간은 슬프기 때문에 우는 것이 아니라 울기 때문에 슬프다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외부 자극에 대해 몸이 먼저 반응하고, 그것이 뇌로 전달되어 정동이 나중에 생긴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20세기의 생리학자 캐넌과 바드는 자극이 먼저 뇌로 전달되어 대뇌피질에서 정동이 일어나며, 시상하부를 통해서 몸의 반응을 일으킨다. 즉 슬프니까 운다 라고 주장했다.
현대의 뇌신경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감정이 정동 때문에 생긴다는 가설을 얻었다. 결과만 보면 울기 때문에 슬프다라고 하는 제임스와 랑지의 가설과도 겹치지만, 다마지오는 자극에 의해 무의식으로 불러일으켜지는 신체 반응을 정동이라고 부르며 감정은 정동을 인식함으로써 생겨난다고 보고있다. 마음과 몸이 연결되고 감정이 생길때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감정을 만드는 뇌의 네트워크, 그것을 촉진하는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
편도체는 정동 시스템의 중추다. 예를 들어 수풀 속에 뱀이 있는 것을 보면 놀라서 심장의 고동이 빨라지고, 반사적으로 뛰어오르거나 비명을 지르게 된다. 이때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우리가 본 것의 정보는 감각 정보를 중계하는 시상을 거쳐 대뇌피질에서 뱀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몸은 그보다 빨리 반응하여, 사람은 이상사태를 알아차린다. 이것은 시상에서 편도체로 빠른속도로 정보가 전달되는 경로가 있기 때문이다.
뇌에서 정동과 깊이 관련된 것이 바로 편도체이다. 편도체는 대뇌의 안쪽, 대뇌변연계에 있으며 해마나 대뇌피질의 기억 정보와도 대조하여 유쾌한지 불쾌한지, 위험한지 안전한지를 신속하게 판단한다. 불쾌 위험하다면, 곧바로 긴급 사태 모드로 들어가 시상하부에 명령을 내린다. 시상하부는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나 자율신경 반응을 촉진하며, 그 결과 심장이 두근두근하거나 혈압이 오르기도 한다. 이런 몸의 이상을 대뇌피질이 감지함으로써 사람은 반사적으로 도망친다는 행동을 일으킨다. 이처럼 공포의 정동은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재빨리 일으키고 무섭다라는 의식적인 감정은 나중에 서서히 덮쳐오는 것이다.
한편 유쾌한 정보를 처리하는 것은 뇌간에 있는 복측 피개 영역과 대뇌의 안쪽에 있는 측좌핵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등 유쾌한 정보를 받으면 복측 피개 여역이 반응하고 측좌핵에 작용하여 도파민을 분비시킨다. 도파민은 쾌감을 낳는 신경전달물질의 하나이며, 적절하게 증가하면 행복한 기분이 생겨난다. 유쾌한 정보는 정동 중추인 편도체나 기억에 관여하는 해마도 활성화시키고, 연계하여 행복감을 높인다.
장거리를 달리는 동안에 황홀감에 높아지는 현상을 러너스 하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엔돌핀때문으로 여겨진다. 그밖에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 애정을 깊게 해주는 옥시토신 등도 유쾌한 감정을 낳는 신경전달물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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