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의 비밀
눈과 입의 사이에는 공기 중의 입자, 즉 냄새를 감지하기 위한 코가 위치합니다. 코는 냄새를 맡는 일 이외에도 산소를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내쉬는 중요한 호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호흡은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자나 깨나 평생 쉴새 없이 해야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코는 다른 감각 기관에 비해 비교적 쉽게 지치고, 따라서 두 콧구멍이 약 2~5분에 한 번씩 번갈아가며 숨을 쉰다고 합니다. 감기에 걸려 코가 막혔을 때 간혹 저절로 코가 뻥 뚫릴때가 있는데, 이때가 바로 콧구멍의 교대 시간입니다. 공기가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라고 해도 인체에 해로운 여러 미세물질이나 먼지가 섞여 있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기후 여건상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는 호흡기에도 좋지 않기 때문에 콧속의 공간인 코안(비강)에는 외부 공기를 빠른 시간 안에 데우거나 식혀 허파로 보내주는 일종의 라디에이터 겸 여과 장치가 있어야 합니다. 이 기관을 코선반(비갑개)라고 합니다. 코선반은 바깥 공기의 온도, 즉 기후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종별 코 높이를 결정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코, 솟아오르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처럼 솟아오른 코는 인간만의 특징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는 인간의 커다란 두뇌 용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다른 동물들과 달리 특별한 장기나 무기가 없었던 인류는 생존을 위해 두뇌를 발달 시켰고, 발달과 함께 두노의 크기가 커지면서 점차 인간 특유의 평평한 얼굴 생김새가 형성됩니다.
이렇듯 코의높이가 외부 환경에 의한 것이라면, 코의 길이는 앞서 설명한 위턱뼈의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즉, 코 또한 동안과 노안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겁니다.
재미있는 것은 코는 그 독특한 모양 덕분에 관상학적으로 남성기를 상징하는 경향이 있는데 (생식 능력과 코의 크기는 큰 연관이 없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만화 등에서 미인형 여성 캐릭터를 그릴 때는 남성적 코드인 코를 아주 작게 표현하거나 아예 그리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겁니다.